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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차러닝 이어 아이와 함께 '등산'하는 3040 부모
육아와 취미 구분 없어, '취미 재설계'로 차별화
패밀리 등산 수요 늘지만 인프라 '걸음마'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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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후암동 남산하늘숲길에서 3040 부모들이 아기띠, 아기 등산 캐리어를 매고, 유아차를 끌며 등산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 남산하늘숲길. 시계가 오전 9시를 가리키자 30대 정도로 보이는 남녀가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이 일반 등산객이 아니란 건 복장과 '장비'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어깨와 허리춤엔 아기띠나 아기용 등산 캐리어가, 두 손엔 유아차가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모인 엄마·아빠 20명과 아기 18명은 길 오른쪽에 붙어 한 줄로 남산타워를 향해 올라갔다. 취미를 육아와 결합한 3040 부모들이 결성한 등산 동호회 '베이비 하이킹 클럽(베하클)'의 4월 정기 모임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 19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후암동 남산하늘숲길에서 3040 부모들이 아기띠, 아기 등산 캐리어를 매고, 유아차를 끌며 등산하고 있다. /영상=박수빈 기자
"문화센터보다 낫다"…엄마 혼자 아닌 온 가족 함께하는 등산
부모들은 11~15kg짜리 아이와 캐리어를 등에 지고 남산을 올랐다. 캐리어를 멘 부모들은 거울로 등에 업힌 아이의 표정을 읽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한 아이가 산 아래 자전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엄마는 "자전거, 자전거 엄청 빠르다, 그치"라며 맞장구를 쳐줬다. 다른 엄마는 꽃을 가리키며 "하린아, 저 꽃이 철쭉이야"라며 눈을 맞췄다. 휴대폰을 꺼내드는 엄마와 아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이들은 생후 139일생부터 최대 6세까지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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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후암동 남산하늘숲길에서 3040 부모들이 아기띠, 아기 등산 캐리어를 매고, 유아차를 끌며 등산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엄마 아빠와 야외에서 따뜻한 봄을 맞은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두 딸을 업고 안고 등산에 나선 워킹맘 김나율 씨(35)는 "2년 전부터 시작해 벌써 스무 번 넘게 아기들과 산에 올랐다"며 "큰 아이(안지우·5)는 진달래, 다람쥐, 까마귀 등 산에서 만난 생명들이 TV에 나오면 이름을 다 맞힐 정도"라고 했다. 그의 손엔 큰 딸이, 등엔 둘째 딸(안서우·2)이 함께 했다.
패밀리 등산의 인기는 동호회 가입자 수에 그대로 드러난다. 베하클은 문을 연 지 1년6개월 만에 2000명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오언주 베하클 회장(36)은 "처음 시작할 때 '가입자가 한 명도 없으면 어쩌지'라고 걱정했다"며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젊은 부모가 이렇게 많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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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김나율 씨(35)가 막내 안서우 양(2)을 업고 남산 공원에서 발견한 작은 돌을 쥐어주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이들은 등산 모임이 아이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데다 다른 가족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성도 배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첫째는 문화센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둘째는 문화센터 대신 산으로 갈아탔다"며 "문화센터는 또래와의 소통 없이 각자 놀아야 하는 반면 등산은 엄마 아빠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서희 씨(31)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남편 김영빈 씨(42) 큰아들 김이안 군(5), 막내딸 김이나 양(3)과 함께 남산을 찾은 박씨는 "함께 등산하고 나면 아이들이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잔다"며 "아이들의 몸과 마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등산만 한 게 없다"고 했다. 남편 김씨는 "주로 엄마와 아이만 참여하는 문화센터와 달리 등산은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아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으니 애착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맞장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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